▲고현항 재개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부강종건ㆍGS건설 컨소시엄이 제안한 사업계획서 조감도.

▲삼성중공업이 제안했다가 포기한 고현항 워터프론트 시티 조감도

베일에 가려졌던 고현항 재개발사업의 윤곽이 드러났다. 사업요지는 2019년까지 고현항 약18만여평을 2단계로 나눠 매립하고, 매립이 끝나면 이곳에 ‘빅 아일랜드’를 건설한다는 것이 주 골자. 사업추진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부강종건ㆍGS개발 컨소시엄과 거제시가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진행한다.

매립이 끝난 이후, 빅 아일랜드 내 공간구조는 상업지구, 관광지구, 주거지구 등 크게 3가지로 나눠 배치하고, 민간에 분양된 땅을 소유주가 순차적으로 개발해 나가는 방식이다. 애초 고려개발이 시도했던 고현만매립 및 개발과정과 사실상 같은 방식이다.

거제시 “부강종건ㆍGS개발 컨소시엄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거제시는 14일 오후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현항 재개발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부강종합개발과 GS건설이 구성한 컨소시엄이 내정됐다며, 부강종건ㆍGS개발 컨소시엄이 제출한 사업제안서를 전격 공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거제시 실무담당부서(해양항만과) 관계자를 비롯, 부강종건 박병준 사장, GS건설 장하영 부장, 설계를 맡은 세일종합기술공사 허종대 전무 등 재개발사업에 관련된 핵심관계자 다수가 참석했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과 관련, 김종천 해양항만과장은 “지난 8월10일 부강종건ㆍGS개발 컨소시엄이 제출한 고현항 재개발사업제안서를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평가를 맡겼더니, 기준 점수(80점) 보다 훨씬 많은 점수가 나와 우선협상대상자로 사실상 확정했다”며 “부강종건ㆍGS개발 컨소시엄과 협약식을 가진 뒤 사업제안에 따른 행정절차를 진행해 나갈 작정”이라고 밝혔다.

KMI의 사업제안서 평가는 재무계획(30점), 개발계획(50점), 관리운영계획(20점), 기타(10점) 등의 기준에 따라 점수가 부여되며, 부강종건․GS건설컨소시엄이 받은 점수는 최종합계 90점을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고현항 재개발 사업 기본구상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부강종건ㆍGS개발 컨소시엄이 내놓은 사업제안서의 골격은 종전 삼성중공업이 제시한 고현항 인공섬(워터프론트 시티)과 맥을 같이 하면서도, 자세히 뜯어보면 많은 부분에서 차이가 있었다.

총 사업구역은 91만9064㎡, 매립면적은 61만8436㎡로 09년 11월 변경고시된 공유수면매립 기본계획과 같았다. 그러나 매립방식은 크게 달랐다. 삼성의 ‘워터 프론트 시티’는 장평에서 중곡을 가로지르는 고현만의 동서남 방향 수로 30m 가량을 남겨둔 인공섬 형태로 전부 다 매립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이번 ‘빅 아일랜드’ 구상은 장평과 고현방향 바다쪽은 전부 다 매립하는 반면, 동쪽 중곡 방면 수로를 최대 190m까지 확보하는 방식이다.

장평쪽 방향 매립방식도 상업시설과 연계된 복합항만시설 개발을 염두에 두고 가운데쪽 매립을 생략했다. 전체적으로는 ‘워트프론트 시티’가 납작한 사각형 형태라면 ‘빅 아일랜드’는 입체감이 있는 남북방향의 길쭉한 형태였다.

사업비도 총7137억원으로 종전보다(워터프론트 시티 4910억원) 2000억원 가량이 늘었다. 여기에는 18만여평의 매립사업과 항만시설 등 공공부분 시설조성에 들어가는 사업비만을 말한다. 사업기간은 내년 4월부터 2019년까지 총71개월간이며, 1단계(13년4월~17년3월)와 2단계(15년2월~19년2월)로 나눠 시행된다.

1단계 사업은 고현항 안쪽 방향 주거 및 상업지역에 해당되며, 2단계는 항만 관광시설지역에 해당한다. 1단계 사업과 2단계 사업의 시작과 끝 지점이 2년가량 겹치게 함으로써, 사업의 연속성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1차 매립이 완료되는 시점(2017년)에 조기 매립된 땅을 준공 전 사용승인을 받아 일반에 분양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기자회견에 참석했던 컨소시엄 관계자가 이같은 취지의 발언을 함).

전체 매립지내 동서를 연결하는 도로가 1곳 뿐인 점도 인공섬(3개) 때와는 크게 다르다. 이와관련, 부강종건 박병준 사장은 “인공섬에서 계획된 도로는 매립지 특성상 만조시 바닷속에 거의 잠기는 연결 불가능한 도로”라며 “기술적 검토를 더 해 필요하다면 매립부분 중간지점에 중곡과 연결되는 인도교를 하나 더 설치하는 방법을 찾아 볼 작정”이라고 말했다.

고현항 인공섬 계획당시 삼성측이 제시했던 토취장의 공공청사 활용방안은 이번 계획에는 빠져있다. 아직 토취장을 확정한 건 아니지만 기본구상은 고성과 진해에서 매립토를 가져오는 것으로 돼 있다. 항만시설은 일반부두, 여객선부두, 물양장, 마리나 시설 등이다.

향후 사업 진행과정은?
부강종건ㆍGS개발 컨소시엄이 이달 중 우선협상대상자로 확정되고, 50일 이내에 거제시와 협약서를 체결하면 사업추진은 사실상 본 궤도에 오른다. 협약서가 체결되면 부강종건ㆍGS개발 컨소시엄과 거제시, 금융권 등이 참여하는 특수목적법인이 설립되고, 내년초 국토부로부터 기본계획변경(항만매립구역 변경에 따라) 및 사업계획ㆍ실시계획 승인 절차를 밟게 된다.

이와관련, 김종천 해양항만과장은 지난 13일 시의회 업무보고에서 “내년 5월 예정된 중앙연안심의회 일정에 맞춰 내년 4월께 국토해양부에 사업제안서를 제출할 것”이라며 “사업 승인, 실시계획 인가 등의 행정적인 절차를 거치면 내년 10월말쯤이면 본 공사 착공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특수목적법인 지분비율은 부강종건이 70%, GS건설 10%, 거제시 10%, 금융권 10% 등으로 이뤄진다(법인 설립자금 기준). 부강종건은 사업주관사로서 토취장 확보 및 인허가 절차 진행을 맡고, GS건설은 시공과 재정조달을 담당한다. 거제시(경우에 따라서는 해양관광공사가 대리)는 인허가에 따른 행정지원을 맡는다.

조감도 완성까지는 최소 30년이상 걸린다는 점에서
고현항 매립 피로감 줄이는 시민공감대 우선 얻어야
부강종건ㆍGS개발 컨소시엄이 제안한 사업계획은 국토부 승인과정에서 변경되거나 조정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그러나, 삼성중공업이 당초 제안했던 워터프론트 시티와 비교할 때 사업비 등에서 많은 차이가 있고, 매립목적 또한 시민적 공감대가 약한 상황에서 사업추진에 따른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당장, 13일 시의회 보고과정에서 유영수 의원이 시민공청회 필요성을 강하게 역설했고, 박장섭 의원은 어업피해조사 선행을 요구하는 등 만만찮은 기류들이 나타나고 있다. 15일로 예정된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설명회에서도 사업진행에 따른 상당한 수준의 반론들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부강종건ㆍGS개발 컨소시엄이 제시한 사업전망이 조감도에 나타난 것처럼 당장 현실화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장기간의 사업추진에 따른 시민들의 피로감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분양까지 제대로 안될 경우, 아름답던 고현만이 흙먼지 날리는 매립지로 장기간 방치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고려개발이 고현만을 매립하고 지금같은 도시형태를 유지하기 까지는 20년이상의 세월이 흘렀다. 

고현항재개발사업 바다매립이 끝나는 시점이 정상추진 되더라도 지금부터 7년뒤인 2019년이다.  사업주체가 제시한 밑그림(조감도)이 완성되기 까지는 그때부터 최소 10년, 길게는 20년이상 걸릴수도 있다.  10년이면 2030년이고 20년이면 2040년이다. 결국  고현항재개발 조감도의 완성은 지금의 경제활동 다수세대가 현업을 완전히 은퇴한 이후에나 가능한 꿈같은 그림이다. 매립에 따른 시민공감대가 먼저 필요하다는 지적은 그래서 나온다.

▲고현항 빅 아일랜드 기반시설 구상도

신기방 기자  n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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