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운 약수터.

도시의 공해에 찌든 심신을 추스려주는 청정약수 한 모금. 여행길에 만날 수 있는 작은 즐거움 중의 하나다. 거제도의 노자산, 북병산, 앵산을 비롯한 거제 10대 명산 일대는 한려수도에서 가장 많은 약수터가 몰려 있는 지역이다. 일운약수, 노자산약수, 구천약수, 문동약수, 앵산약수 등 내놓으라 하는 약수터들이 모두 이 곳에 모여있다. 그 때문에 이 지역을 관통하는 거가대교 입구부터 해금강으로 이어지는 길은 자연스럽게 약수 기행이 된다. 또 도로를 따라선 약수터 이외에도 오토캠핑이 가능한 청정계곡이 곳곳에 산재, 여름철 피서여행도 겸할 수 있다.
 
일운 약수터 길은 거가대교 송정 인터체인지(ic)에서 빠져서 들어간다. 거제시 관내의 국도 14호선을 타고 와현해수욕장 방향으로 20여분 달리면 와현 모래숲해변, 공고지 입간판이 나온다. 이곳에서 좌회전 하면 일운 약수터가 있고 석유개발공사 통제소를 지나면 짙은 수림으로 가득한 원시림이 펼쳐지는데 지세포 봉수대 가는 길이다. 이 길은 1km에 이르는 도보 진입로 가 아름답다. 수십 길 높이의 아름드리 고목들이 길 옆에 빽빽히 들어차 있다. 일운 약수는 1백년 전에 발견된 명천으로 2000년 초에 '거제의 명수'로 지정되기도 했다. 철분, 나트륨, 칼슘 등이 함유된 탄산천으로 위장병, 피부병, 신경통에 효험이 크다고 한다.

▲ 앵산 약수터.

일운 약수터를 지나 해안도로를 타고 학동해수욕장 방향으로 계속 달리면 망치삼거리 입간판이 보인다. 여기서 망치고개를 넘어서면 구천계곡이다. 구천계곡은 옥수수대 서걱거리는 산간오지 마을과 인접해 고향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주변 산세가 수려하면서 물도 맑고 깨끗해 가족들과 호젓한 곳에서 휴가를 보내려는 피서객들이 즐겨 찾는 곳으로 오토캠핑장이 마련 돼 있다.

학동해수욕장으로 접어드는 길목에 위치한 구천계곡은 거제도 중앙의 북병산과 계룡산 사이의 산 사이마다 9개의 계곡물이 흘러 구천계곡이라 불린다. 이곳에 구천댐이 생기기 전에는 구절양장의 깊은 계곡이 철마다 절경을 이루었다. 봄의 약동과 여름의 신록, 가을의 단풍도 장관이다.

거제 자연휴양림(055-639-8115~7)은 학동고개 넘기 전에 있다. 휴양림내의 단풍나무과에 속하는 포플러나무, 고로쇠나무 등이 짙은 숲을 이루고 있고 계곡물은 열목어가 살 정도로 맑다. 통나무 산막 등 숙박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 야영도 겸할 수 있다.

▲ 구천계곡

해발 565m의 노자산 정상에 서면 춤추듯 솟아있는 다도해의 비경이 장관을 이룬다. 정상 바로 밑에 5백평 정도의 잔디밭이 있는데 왜구의 침입이 있을때 이곳에서 의병훈련을 하던곳으로 그곳에는 수백명이 먹을 수 있는 약수터가 있다. 고지에서 내려와 해양사쪽으로 길이 이어진다. 도로변에는 민박을 겸한 야영장이 많다. 그 중 눈길을 끄는 것은 폭포야영장. 얼음처럼 차갑고 맑은 물이 흘러가는 계곡에서 야영을 할 수 있다.

문동폭포는 삼거림고개 도로 포장이 끝나며 사람들이 찾기 시작한 곳. 얼마전까지만 해도 토종 양봉꾼이나 기거하는 거제 최고 오지중 한곳이었다. 500m에 이르는 가파른 계곡길을 따라 크고 작은 계곡, 기암괴석, 울창한 수림… 절벽을 타고 떨어지는 폭포가 어우러져 선경을 연출하고 있다. 문동폭포에서 나와 14번국도를 타고 하청 해안마을을 지나 광천사 쪽으로 가면 앵산약수 터를 만날 수 있다.

▲ 구천계곡

'꾀꼬리가 멀리 바다에 있는 먹이를 찾아 노려 보는' 형상을 한 앵산은 조선중기에 정수사란 절을 지었다가 폐찰 되었다. 그 당시의 물레방아터와 약수터가 남아 있는데 이 물은 비가 많이 오거나 날씨가 가물어도 같은 양의 물이 쏟아져 내린다. 주위는 삼나무 편백이 숲을 이루고 있다.

유계리에서 광천사까지는 포장이 된 길이다. 예전에는 만병통치수로 널리 알려졌던 이 약수를 먹기 위해 멀리 마산, 통영, 고성 지방에서 많은 사람들이 몰려왔다. 특히 5월 단오날과 7월7석날에는 인산인해를 이루었다고 한다. 이 약수는 여름에는 얼음 같이 차갑고 겨울에는 김이 무럭무럭 난다. 거제도 약수터 찾아가는 길은 거제에서 천연보호림으로 지정한 원시림으로 뒤덮혀 있어 아무리 더운 한여름에도 한기를 느낄 만큼 시원하다.

< 여행정보 >

-숙박
'맑은물, 푸른산, 쪽빛바다의 수려한 자연경관을 갖춘 거제도 해양리조트 명가'란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2013년6월14일 개장한 대명리조트거제(1588-4888)는 전체 객실이 한려해상 국립공원을 바라볼 수 있고, 여행객 3800명을 동시수용 할 수 있으며 700석 규모의 대연회장과 각종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는 경남최대 리조트 숙박시설이다.

-맛집
여름철 거제도여행의 별미는 뭐니뭐니해도 멍게비빔밥이다. 멍게비빔밥은 거제8미 중 손꼽히는 거제도 대표음식이다. 매년4~6월경에 거제에서 직접 채취하는 살아있는 멍게 속의 뻘을 제거하고 다시 갖은 양념으로 버무려 저온에서 반숙성 시킨 다음 먹기 직전에 살짝 얼려 참기름, 깨, 소금, 김가루 등과 따끈따끈한 밥과 함께 나오는 생선국(맑은국)은 인근의 바 다에서 살아있는 계절생선(도다리, 노래미,우럭)을 금방 잡아 특별한 조리법으로 끓인 것으로 비린내가 없는 담백하고 개운한 맛은 멍게비빔밥과 어우러져 천하일미라 자부할만하다.

멍게비빔밥 원조집으로 유명한 백만석(포로수용소유적공원 옆 055-638-3300)은 우리나라 뿐 아니라 일본관광객 들에게도 입소문이 퍼지면서 사시사철 문정성시를 이룬다.

글·사진/ 손영민(꿈의 바닷길 로 떠나는 거제도여행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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