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연 윤원기/수자원공사

거제는 우리나라에서 꽃이 처음 피는 곳이다. 남쪽의 꽃소식을 맨처음 전한다. 동백꽃에 이어 1월말 매화부터 핀다. 지금 꽃천지다. 수선화, 벛꽃, 유채꽃, 이름 모를 산꽃, 들꽃 들이 푸르른 이파리와 어울려 사람들은 전율하게 한다. 거제사람들은 친숙한 탓에 경탄이 적지만, 외지인들에게는 거제의 꽃은 감동과 그리움, 설레임이다.

붉게 물든 섬이 감춘 비밀의 정원- 지심도 동백꽃은 이제는 전국적인 명소가 되었다. 주말이든 평일이든 사람들이 찾아와 자기를 찾아가는 섬이 되었다.

만발한 진달래는 대금산을 봄 산행지로 전국에 널리 알리고 있다. 해발 437.5m로 낮은 산이라서 남녀노소 누구나 등반하기에도 무리가 없다. 진달래피는 봄이 되면 전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찾다. 특히, 산 정상에 서면 남해안의 푸른 바다와 보석같은 섬들이 한 눈에 보일 정도로 전망이 뛰어나고, 등반 후 흘린 땀을 시원하게 식혀줄 바닷바람을 느낄 수도 있다.

노란 수선화 수줍게 피어난 공곶이 '거제 8경'의 한 곳으로 때묻지 않은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공곶이에는 매년 이맘때가 되면 봄기운 가득 머금은 꽃들로 꽃 대궐을 이룬다. 이곳에 수줍게 고개를 떨군 수선화가 지천에 널려 있다. 또한 동백꽃과 매화·조팝나무·종려나무 들도 봄 기운에 잔뜩 물이 올라 멀리 쪽빛 바다와 어울려 이국적인 풍광을 자아낸다.

▲ 공곶이 수선화

도심 곳곳에는 봄의 전령인 여왕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고, 산과 들엔 진달래와 유채꽃이 쪽빛 바다와 어우러져 물결치고 있다. 화산한 봄날이 계속되는 요즘 거제에는 여기저기서 봄꽃 소식들로 넘쳐난다.

다도해의 절경과 어우러져 장관을 이루는 신선대 유채꽃은 바람과 함께 상춘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거제는 이를 특화하여 축제를 만들고 있다. 금년에는 추위 때문에 꽃을 제때 못피운 ‘대금산 진달래 축제’와 안타까운 일로 취소된 벚꽃과 유채꽃을 만끽하면서 숭어도 맛보는 '봄꽃 & 숭어축제' 등이 있다. 연중 길가에는 꽃길이 있어 여러 가지 꽃을 볼 수있다.

가을꽃 한마당 축제는 2006년부터 매년 10월 하순부터 11월 초순까지 개최하면서 연평균 15만여 명의 방문객이 찾는 등 거제 지역 가을철 대표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땅이 바다로 툭튀어 나온 곳, 공곶이를 찾았다. 노란 수선화가 지천이다. 문득 ‘수선화에게’ 라는 시를 노래하고 싶었다.

▲ 신선대 유채꽃

울지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말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검은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잇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퍼진다

- 정호승 : 수선화에게

그렇다. 등산지도처럼 꽃지도를 만들어 유명시를 곁들이자. 꽃시 표지판을 세우자. 찾아 오는 사람들은 오래 머물러 거제의 자연을 맘껏 가져가도록 하자. 거제를 사랑하게 하자. 아름다운 시는 언제나 거제를 그리워할 것이다.

▲ 대금산 진달래

윤원기  nng@newsngeoj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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