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앞바다에서 새우가 올라오면 가을이 시작된다. 10월 초순부터 다음해 4월말까지 거제 새우 조망협회의 배들은 거제해금강 앞바다를 수놓기 시작한다. 30년째 새우 잡이를 해온 정연2호 임 근배(58세) 선장. 하루2번 물때를 맞춰 새우를 잡느라 이맘때 바다에 나오면 배에서 먹고 자는 일이 다반사이다.

지난 15일, 김장철 필수품인 새우의 정체와 그것을 제대로 만나보기 위해 임 선장이 운항하는 새우 배를 탔다.

칠흑같이 어두운 밤, 불야성을 이룬 장승포항 포구의 휘황찬란한 불빛을 뒤로하고 남해바다로 향한다. 주위를 둘러보니 저 멀리 지심도 섬마을에서 희미하게 세어 나오는 불빛이 마냥 새롭기만 하다. 멀미하면 어쩌나 상상의 나래를 펴고 갔는데 다행히 바다가 잔잔한 편이라 멀미는 하지 않았다.

선장실에서 이런저런 대화를 나눈다. 마치 신기하듯 신난 어린이가 되어 선장님에게 무수한 질문을 쏟아낸다. 좌측부터 어탐기, 레이더, 내비게이션, CCTV등 첨단장비가 설치되어 있다. 숙소는 주방 아래에 있는데 2명은 비집고 잘 수 있을 것 같다.

“투망 넣어! 투망 넣어!” 선장이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카메라를 잡은 손이 흔들렸다. 드디어 목표지점에 도달한 것이다 어탐 기에는 수심도 체크돼서 여기 서이말등대 근방이 수심이 70m다. 2명의 선원이 선미 양쪽에서 그물 끈을 잡은 뒤 서로 눈신호를 주고 동시에 던진다. 그래야 그물이 꼬이지 않는다. 새벽4시35분 투망이 끝났다. 생전 처음 새우 배를 타서 보는 광경은 그야말로 신기함의 절정이다.

그물을 내리고 매물도 방향으로 천천히 그물을 끌고 가는 동안 40년 경력의 온 동현(59세)씨가 분주히 아침을 준비한다. 임 선장은 식사속도가 어찌나 빠른지 밥 한 공기 뚝딱. 목도 컬컬한 이른 아침에 이런 밥도 먹어본다. 그런데 상쾌한 한바다에서 먹는 밥맛이 참 좋다.

멸치볶음을 곁들인 장어탕으로 아침을 때우고 바로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 물때를 위하여 눈만 붙였다가 일어나야 하는 꼴이다. 하루가 그렇게 반복된다. 잠시 잤다가 조업하고 잠시자고, 선원들은 자투리잠의 명수들이다.

5시간이 넘는 사투 끝에 그물을 걷어 올렸다. 새우가 배에 한가득 쏟아진다. 바닷물을 옴팍 다 뒤집어쓰고 조업에 임하는 선원들의 이마엔 구슬땀이 흐른다. 가운데 물 칸엔 새우를 담고 잡고기들은 바다로 보낸다. 이렇게 선별될 때까지 쭉~이어진다. 그물이 내려지면 순식간에 정리를 해줘야 다음 그물작업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지체할 시간이 없다. .

한없이 따라 다니는 갈매기 부대들. 항구에서 보던 놈은 게임이 안 될 정도로 끈질기게 따라 붙는다. 아직 꽃게를 잡으면 안 되는 시기인데 때를 모르고 잡히는 작은 사이즈의 꽃게들은 바로 바다에 풀어준다. 갯가재나 아귀, 가시달갱이, 노래미 등 잡고기 한 마리도 아까워서 못 버리겠는데 이들은 다음 그물 땜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잡고기가 던져지면 갈매기가 날아든다. 갈매기들은 꽃게는 딱딱해서 건들지 않는다. 서열이 있는 건지 제법 큰놈이 와서 건들면 바로 비켜주고 자리를 채운다. 이놈의 갈매기 떼들한테 숫하게 똥을 폭탄마냥 맞고 새우는 뺏기고 강도도 이런 상강도도 없다. 혼자만 작업복을 안 입어서 온몸이 바닷물에 젖고 옷은 다 엉망진창이다.

사진을 찍고 조업에 참여해서 그물을 1개 더 걷어 올렸다. 문어, 주꾸미, 호래기 등 정말 많은 해산물이 올라온다. 특히 줄 도다리, 갈치, 장어. 이렇게 고급 어종이 올라오면 신기하다. 그러나 임 선장은 수산자원의 번식보호를 위해 바다에 도로 살려준다. 모든 조업이 끝나도 할 일은 계속된다. 멸치도 진짜 많이 잡혔다. 가장 욕심났던 참복은 아쉽게도 독을 제거하지 못해 못 먹었다.

이렇게 당일 날 조업해서 바로 파는 새우가 진정한 거제바다의 새우다. 그물 정리까지 다 끝내고 겨우 식사준비를 하는 시간이 오후3시가 넘었다. 아침을 6시에 먹었으니 너무 늦는다. 이게 그들의 삶이다. 꽃게를 넣어 끓인 라면을 먹으며 여유를 즐길 시간도 없거니와 힘든 일을 하는 사람들은 꽃게라면으로 버티지도 못한다. 워낙 일에 쫒기니 먹는 속도들이 번갯불 수준. 바다 일을 하면서 먹는 한 끼는 정말 꿀맛이다.

항구에 다다를 즘 다시 새우를 박스에 담는다. 무려 12박스 가득 나온다. 이걸 뱃머리에 옮기며 새우조업 13시간은 끝이 났다. 귀항하는 오후4시께 정면에 보이는 구 장승포여객선터미널에는 새우 도매상들이 삼삼오오 모여 배를 기다린다. "거제 앞바다는 각종영양소가 풍부해 새우들이 통통하게 잘 자라기 때문에 거제새우는 특유의 단맛에 껍질도 얇아 그냥 먹어도 맛있습니다.” 임 선장의 맛깔 나는 설명에 여기저기서 먼저 달라며 손을 내밀었다.

“새우젓을 담그는 생 새우젓도 초고추장에 밥과 함께 비벼 먹으면 별미”라는 설명과 함께 1Kg당 5.000원에 팔렸다. 가격도 저렴하지만 임 선장이 눈대중으로 담아주는 ‘덤’만해도 정량수준이다. 여기서 맛보라며 생새우를 챙겨주는 인심도 후하다.

매년 김장철에 새우를 사러 온다는 조 윤자(60·장승포동)씨는 “짭짤하면서도 단맛과 감칠맛이 나기 때문에 김치 뿐 아니라 계란찜이나 국을 끓일 때도 즐겨 쓴다.”고 말했다. 구입문의 정연2호 010-3596-9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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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이야기(출처: 거제수협 055-682-4170)-

(새우 식용방법)
일반 젓갈류와 마찬가지로 새우젓의 식용방법도 밥반찬 등 일반식용과 김치 및 다른 식품의 조미용으로 이용되고 있는데 김치조미용으로 소비되는 양이 가장 많다. 새우젓을 가열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에다 파·마늘·고춧가루·깨소금 등 갖은 양념으로 조미하여 밥반찬과 술안주 등으로 식용하기도 하고 각종 나물이나 찜류(계란찜)등 가정용 조리식품의 조미용으로도 생새우 젓갈이나 새우액젓이 많이 이용되는데 김치조미용으로는 생 젓갈을 통째로 이용하거나 또는 갈거나 달여서 액젓을 만들어 김치 양념에 한데 버무려 사용한다.

▲ 손영민 / 꿈의 바닷길로 떠나는 거제도 여행 저자

z(새우의 약효)
혈중 클레스테롤을 내린다. 새우의 지방에는 클레스테롤 양을 저하시키는 고도의 불포화지방산이 다량 함유되어 있고 특히 엑기스 중에는 동일한 작용을 하는 타우린이 들어 있어 일본에서는 건강 우수 식품으로 선정하고 있다. 심장병과 피로회복에 좋다. 새우에 들어 있는 타우린은 심근경색, 협심증, 심장마비 등의 심장병 예방에 효과가 크다. 특히 타우린은 시력 회복과 근육의 피로회복에도 좋다. 야행성인 고양이는 이 타우린을 섭취하지 않으면 시력이 떨어져서 쥐를 잡기는커녕 밤에 다니지도 못하게 된다. 그 때문인지 고양이는 타우린이 듬뿍 들어 있는 생선종류를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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