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가 제출한 사설도로의 구조기준 완화를 골자로 하는 조례안이 거제시의회 상임위를 통과해 논란이 예상된다.

9일 거제시의회에 따르면 최근 산업건설위원회에 상정된 '거제시 사도의 구조기준 완화 조례안'을 원안 가결했다.

이 조례안은 폭 10m 이상, 길이 50m 이하의 사도를 개설할 경우 도로의 기울기인 종단경사가 최대 18도까지 적용된다. 또 차선 폭은 4m 이상, 길어깨 폭 0.5m로 각각 완화됐다. 현재 기준은 종단경사 14도, 차선폭 5m 이상, 길어깨 폭 0,75m로 제한되고 있다.

거제시의회 청사

시 집행부 측은 "종단경사도가 낮을 경우 도로 개설 때 경사도를 맞추기 위해 더 많은 흙을 파내거나 직선도로가 아닌 굽은 도로를 만들 수 밖에 없어 오히려 자연훼손이 심해진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조례안이 통과되면 건축행위가 불가능한 지역까지 허가가 가능해 개발행위가 가속화될 것이란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형철 의원은 "이 조례안은 결국 사도의 종단경사도를 높여 개발행위를 할 수 없는 지역까지 건축물을 짓도록 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부원 의원도 "사도의 폭이 좁고 길이가 짧을 수록 경사도가 낮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같은 지적에도 조례안이 상임위를 통과하자 지역 일각에서 '개발을 부추기는 조례안'이란 비판이 일고 있다.

주민 강모(54)씨는 "사도의 구조기준 완화는 결국 개발행위 허가를 더욱 많이 내주겠다는 것"이라며 "무분별한 개발행위를 더욱 부추기는 조례안 제정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성토했다.

시의회는 오는 11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이 조례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박춘광  nng@daum.net

<저작권자 © 뉴스앤거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