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지난 17일 발표한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2018년 6월1일 기준)에서 거제는 전년대비 –18.11% 기록, 하락폭이 전국에서 가장 컷 던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업 위축에 따른 경기침체, 인구감소, 공동주택 허가남발 등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풀이된다.

국토교통부가 매해 발표하는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지역 아파트 시장흐름을 잘 담고 있다. 국토교통부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전국의 어느 지역 아파트든 입력만 하면 해당 아파트의 연도별 공시가격 증감흐름을 잘 알 수 있다.

거제지역 아파트의 경우 대부분 2015년을 정점으로 적게는 2000만원 안팎에서 많게는 6000만원 안팎까지 가격이 떨어졌다. 고현동 롯데인벤스가의 경우 단지별로 적게는 2000만원 안팎에서 4000만원 안팎까지 떨어졌고, 수월동 자이아파트의 경우 단지별로 많게는 6100만원까지 떨어졌다.

아파트가 밀집된 상동이나 중곡, 옥포동의 경우도 모든 아파트 공시가격이 정점을 친 2015년 대비 4000만원 안팎으로 떨어졌다. 거제지역 아파트 중 공시가격이 오르거나 2015년 수준으로 유지된 곳은 한 곳도 없었다.

거제시의 아파트 공시가격 흐름은 경남도 전체 흐름과도 사뭇 달랐다. 경남도의 경우 지난 2008년 4.3%, 2009년 0%로 큰 변화없는 보합세를 보였다. 그러다 2010년 5.1% 상승흐름으로 전환해 2011년 17,8%까지 올랐다. 특히 2012년에는 무려 22.9%까지 올라 전국 평균 상승률 4.3%를 크게 웃돌았고, 전국 17개 시도가운데 경남이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경남은 이후 2013년 –2.8%, 2014년 0.5%로 조정흐름을 보이다 2015년 3.6%, 2016년 3.12%로 다시 소폭 상승 흐름을 보였다. 그러다 2017년부터 다시 떨어지기 시작했다. 2017년 –1.59%, 2018년 –5.30%에 이어 올해 –9.67%로 침체흐름 고착·장기화를 나타내고 있다. 말하자면 경남도 전체 공시가격 흐름은 지난 10년간 2~3년 주기로 ‘보합→상승→조정→상승→하락’을 반복했다. 

경남도 공동주택 공시가격 추이. /도표=경남도민일보

반면 거제시는 국토부의 공시가격 발표가 시작된 2006년 분양가 수준에서 출발한 가격이 꾸준한 상승곡선을 그리다 2015년을 기점으로 정점을 찍은 뒤 급속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거제시의 공동주택 공시가격 흐름은 2006년부터 매년 5% 안팎의 상승곡선을 그리다 2016년 –0.6%, 2017년 –13.6%, 2018년 –8.28%, 2019년 –18.11%로 전국 최고 하락률을 기록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이같은 하락 원인을 △지역경기 침체 △구매력 감소 △인구 감소 등을 꼽았다. 결국 거제시 공동주택 공시가격 흐름은 조선산업 인구와 정확히 비례하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다 권민호 시장 재임당시 주택수요에 대한 정확한 예측 없이 무분별하게 공동주책 허가를 남발한 것도 최근의 집값 하락을 부채질한 큰 이유로 전문가들은 꼽는다.

최근 대우조선 매각 논란으로 조선산업 인구 유입이 다시 불투명해진 상황에서 지역 주택시장 침체는 앞으로도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공동주택 시장의 장기침체가 지역경기에도 큰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올해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 현실화율은 68.1%, 단독주택은 55.0%, 토지 64.8% 정도로 점차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신기방 기자  n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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