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9 부동산 활성화 대책을 읽는 지혜-경제는 심리다.


▲김영식/럭키공인중개사 대표, 뉴스앤거제 칼럼위원

엊그제 8.29 부동산 활성화 대책이 발표됐다. 발표 전부터 이번 대책에 어떤 내용이 포함될지 의견이 분분하였으나 결국 시장의 예상보다 더 강도 높은 내용이라는 반응이다.

이번 대책에는 기존의 양도세, 취득세 감면 등 한시적 조치의 기한을 연장했고, 특히 가계부실과 시중의 유동성이 부동산으로 흘러들어 부동산 가격상승으로 이어질 것을 염려하여 포함시키지 않을 것이라 예상하던 DTI규제도 강남3구를 제외하고 전부 시장에 맡겼다. 그러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시장에는 이미 LTV를 50-60%로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DTI규제를 풀더라도 이것 때문에 가계의 부실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어쨌든 시장의 전망을 벗어나면서까지 발표한 이번 대책의 정부 의도는 국내의 경기를 살리는 데에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부동산경기를 활성화시키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인식과 또한 무리한 활성화대책으로 여론의 나쁜 흐름과 시중의 과도한 유동성이 부동산으로 편중되지는 않도록 기존 부동산과열의 근원지인 강남 3구는 아직은 견제해야겠다는 것이다. 이것은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의 방향이 전체적으로는 억제가 아닌 활성화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이 말은 이도저도 안되면 강남3구의 규제를 푸는 것뿐만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더욱 강력한 부동산 내지는 경기 활성화정책도 발표할 수 있음을 시사(示唆) 하는 것이다.

과거에도 시장이 과열하면 억제하는 정책을, 시장이 나쁠 때는 활성화 정책을 써왔다. 대부분이 기억하실 참여 정부 때의 부동산 가격억제정책, 그리고 IMF 구제 금융을 떠안은 국민의 정부 때의 부동산시장 활성화정책(이 때는 일반인들의 인식에는 별로 없을지 모르나 지금으로는 상상하지도 못할 강력한 활성화정책이 많았다.)을 논하지 않더라도 지금껏 집권 정부는 때로는 억제정책을, 때로는 활성화정책을 펴왔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부동산 정책을 냉온탕을 왔다 갔다 하는 정책으로 비유한다. 샤워할 때 느끼듯이 이 뜨거움이나 차가움은 약간의 시차를 두고 분명 효과를 나타낸다. 그러나 지금 주목하고 싶은 것은 어떤 정책을 펼 때이든 정부의 정책은 시차는 있지만 결국 효과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강력한 힘을 가진 정부의 정책이니까 물론이려니와 정부는 어떤 정책이 효과를 보지 못하면 보다 더 강력한 정책을 써서라도 효과를 내게 만들었다. 그것이 지금까지 부동산정책의 변천사이다. 활성화정책을 펴다가 경기가 활성화되기도 전에 억제정책으로 돌아서는 경우란 없었다.

앞서 말했듯이 이번에 발표한 정책은 어떤 형태로든 시장에 반영이 될 것이나 지금 문제가 되는 것은 시장의 심리이다. 미래의 한국의 경기, 나아가 부동산 시장을 불안하게 보는 것이다. 끊임없이 소비를 해대던 미국의 경기회복여부, 다시 침체로 돌아섰다고 하는 일본의 소식, 유럽 여러 나라들의 위기와 중국의 계속적인 성장여부 등등 지구촌 정보의 세계화와 글로벌 시장의 형성으로 지금의 시장은 아주 복잡하게 변해버렸고 변수 또한 너무 많아 졌다.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기본에 충실하자. 미래를 긍정적으로 보자. 정부도 국민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여 불안하고 비관적인 마음이 더 이상 확산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오바마 대통령이 허리케인 카트리나 피해 지역인 뉴올리언스를 찾아 연설을 했던 것처럼 국민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던져야 한다. 경제는 심리다. 여기 <거꾸로 읽는 세계사> 중 1929년 경제대공황을 이야기 한 글이 있어 소개한다.

1929년 자본주의 세계경제는 번영의 꼭대기에 올라섰다. 자본주의 사회제도에 대한 절망과 비관은 모두 사라졌고 미래는 아름다운 장미 빛으로 물들었다. 1929년 10월 24일도 증권거래소가 문을 열기 전까지는 좋은 날이었다. 그런데 이날 하루 동안에 모든 일은 뒤죽박죽되어 버렸다. 주식 값이 갑자기 곤두박질친 탓이다. 무슨 뚜렷한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굳이 원인을 따지자면 사람들이 너나없이 주식 값이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하면서 주식을 팔려고 한꺼번에 몰려나왔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자 당장 파산하는 사람들이 생겼다. 이때 월스트리트에서 시작된 주가 폭락은 세계대공황으로 번져나가 인류에게 그 이전에는 듣지도 보지도 못한 재앙을 안겨 주었다. 그래서 역사가들은 이날을 `검은 목요일`이라고 기록했다.(중략) 월스트리트를 덮친 `검은 목요일` 은 자본주의 경제제도가 존재하고 있던 모든 나라, 모든 도시, 모든 공장, 그리고 그곳에 사는 모든 사람들의 가정에 빠짐없이 찾아와 그 어둡고 불길한 그림자를 짙게 드리웠다.

또 하나 내가 경제심리를 생각할 때 자주 떠올리는 상황이 있다.

아주 견실하게 운영하는 중소기업이 있다. 나름대로 업계에서는 실적도 좋고 창의적인 기업으로 은행의 신용도 좋은 편이며 지금까지 현금흐름도 주가도 괜찮았다. 그런데 회사의 특별 기획 프로젝트로 보다 안정적이고 미래지향적인 투자를 위해서 대표자는 은행에 대출을 의뢰하러 갔다. 은행 직원은 회사에 대한 충성심이 과했던 나머지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회사경영이 어려운 것으로 해석하고 이 기업의 대출을 실행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다른 은행에도 자기의 생각을 소문내고 그 소문은 금방 주식시장에도 돌게 된다. 그러자 그 회사의 주식이 점차 떨어지고 금융계에 떠돌던 소문은 어느새 공공연한 사실이 되어 너도 나도 그 회사의 주식을 팔아치우게 된다. 결국 대출을 받지 못해도 회사경영에는 무리가 없었던 이 회사는 어떻게 되었을지 더 이상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위의 크고 작은 두 이야기는 사람들의 비관적인 심리가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여실히 드러나는 이야기이다. 불안한 심리는 큰 문제가 일어났을 때 그것을 정상적으로 수습할 수 있는 동력을 잃어버리게 만든다. 어려움에 직면 했을 때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은 늘 긍정의 힘인 것이다. 이것은 참 중요한 것이다. 요즘 같은 시기일수록 긍정으로 희망으로 똘똘 뭉쳐야한다. 자기의 전 재산이 걸려있는데 무슨 한가한 소리냐고 하겠지만 그럴수록 오히려 더 그래야 한다. 왜냐하면 불안하고 조바심 내고 비관한다고 상황이 절대 호전되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 사 놓은 부동산을 어떻게 할지, 부동산 매수를 생각하는 사람들은 매수시점을 조금 더 늦춰야 하는 것은 아닌지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정작 이런 조바심은 부동산을 장기적인 계획 없이, 옛날처럼 금방 샀다 금방 팔아서 많은 이익을 내려고 하는 사람들의 성향이다. 또 남들 우루루 살 때 사지 않으면 시대에 뒤떨어지는 것 같고 남들 너도나도 팔 때 또한 팔지 못하면 조바심이 나서 견딜 수 없는, 소위 평생 돈 벌기 어려운 소신 없는 투자자의 대표적인 전형이다. 이런 소신 없는 사람들은 성질 또한 급해 시장이 조금만 불안해도 견디지를 못한다. 이런 사람들이 불안한 심리를 더욱더 조장한다.

매수를 하려는 사람은 형편이 되면 그냥 사라. 조금 비싸게 사고 싸게 사고 크게 중요한 것 아니다.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사기로 했으면 사는 그 자체가 더 중요한 행위이다. 파려는 사람도 어차피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산 사람은 현재의 경기에 너무 흔들리지 말고 오히려 사놓은 부동산의 관리를 더욱더 세심하게 하라. 그것이 토지라면 자주 시간을 내어 현장에 가서 더욱더 많은 애정을 쏟아라. 내가 불안한 생각을 하고 있으면 땅의 기운도 나빠진다. 좋은 기운을 불어 넣어라. 어떤 어려운 상황에도 이 땅 만은 우리 가족과 같이 잘 견딜 수 있을 것임을 생각하고 어루만지고 소중하게 가꾸라. 이렇게 하는 것이 세상이 아무리 잘못되더라도 애초에 내가 비관적인 마음을 먹고 조바심 내며 주위의 사람들에게 불안 심리를 확산시킨 것보다는 더 좋은 결과일 것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경제상식
DTI(Debt to Income총부채상환비율: 개인 소득에 따라 대출을 제한, 연소득 5천의 가구이면 7억짜리 아파트 구입 때 대출가능금액이 2억9천에서 3억5천으로 늘어난다)
LTV(Loan to Value 주택담보인정비율: 7억짜리 아파트 구입 때 LTV가 50%이면 3억5천 대출가능)

뉴스앤거제 nng@newsngeoj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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