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델란드 하면 떠오르는 것이 바로 주변경관과 멋지게 어우러진 풍차의 모습이다. 돈키호테가 돌진하던 스페인의 풍차도 유명하고 빨간색의 파리 물랭루즈도 유명하지만 그림엽서 속의 풍차는 단연 네델란드 풍차가 으뜸이다.

네델란드 수도 암스테르담 남서쪽에 위치한 킨더디지크-엘슈트지역에는 다양한 풍차들이 수 많이 있는데, 이 가운데 1740년 무렵에 세운 견고한 풍차가 19 개 남아있는 곳이 있다.


레크강과 왈강 사이의 평지 위에 8각 원추형 날개의 풍차는 다른 지역의 풍차들에 비해 보존상태도 좋을 뿐더러 밀집도 높은 편으로 육지가 해수면보다 낮은 네덜란드의 국토유지 노력과 물을 다루는 기술을 잘 보여 주는 유적지로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국토의 6분의 1이 바다보다 낮은 네덜란드에서 물을 다스리는 치수(治水)는 생존과 직결되어 있어 예전부터 치수관계사업과 간척사업이 발전했다.


킨더디지크-엘슈트지역은 중세 때부터 주거지와 농경지를 위한 시설들이 필요했다. 풍차·제방·저수지·배수펌프장 등이 그것들이다. 해수면보다 6미터나 낮은 지역에 살고 있는 이 지역주민들에겐 간척지의 침수방지와 수위조절이 중요해 이미 15세기에 곡식을 빻던 물레방아로 물을 퍼 올리는 장치를 처음 만들었다.


17세기 초에 이르러 시몬 스테빈이라는 사람이 여러 개의 풍차를 나란히 세워 시스템화 하면서 오늘날의 전형적인 네델란드 풍차의 모습을 보여 주었다. 바람의 힘이 풍차 날개를 움직이면 전달된 힘이 외륜을 움직여 물이 퍼 올리는 방식으로 수 백년 동안 가동됐다.


지금은 전기펌프가 바닷물을 퍼 올리지만 과거의 풍차는 범람하는 물과 싸웠던 주민들에게 필수 불가결한 존재였고 오늘날엔 몰려드는 관갱객들로 인해 마을 주민들에게 역시 고마운 존재로 남아있다.

뉴스앤거제  nng@newsngeoje.com

<저작권자 © 뉴스앤거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