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연 윤원기 / 수자원공사

11월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겨울의 길목에 들어섰다. 따뜻한 차 한잔이 차가운 손을 녹이고 온 몸을 훈훈하게 한다. 유자차가 반가운 계절이다.

거제는 유자의 생산지이고 유자차를 많이 마시는 곳이다. 사철나무인 유자나무도 항상 볼 수 있다. 갓 수확한 유자를 선물 받았다. 이런 저런 연유로 유자 柚子와 많이 친숙해졌다.

유자는 껍질이 두껍고 모양이 울퉁불퉁하지만 황금빛 색감과 향긋한 내음 만큼은 사람들의 발길을 잡기에 충분하다. 유자는 과일 가운데 비타민 C 함유량이 가장 높아 피로 회복과 감기 예방에 좋다. 특히 유자 껍질에는 체내 합성이 안 돼 반드시 섭취해야 되는 비타민 P 즉, '헤스페리딘'이 풍부하다. 이는 항암, 항염증 효과와 전립선암 등을 예방하고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 또 유자는 사과와 바나나의 10배가 넘는 칼슘이 함유돼 있어 성장기 어린이의 골격 형성과 중년여성의 골다공증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옛날 한의서인 본초강목에 보면 유자를 먹으면 답답한 기운이 가시고 정신이 맑아지면서 몸이 가벼워져서 수명이 길어진다고 기재돼 있다. 유자는 겨울철 건강을 지키는 선조의 비결 가운데 하나이다. 식용, 약용, 향료 등 쓰임새가 다양한 것이 유자다. 유자는 신맛이 강해 생으로 먹기보다는 유자 껍질과 설탕을 1:1 비율로 섞은 유자청을 만들어 따뜻한 유자차로 즐길 수 있다.

고흥, 남해, 거제 등이 유자 생산지이다. 전남고흥에서는 매년 남해안 11개 지자체들이 참가하는 유자축제가 열린다. 남해안은 유자향기벨트이다.

거제사람들은 옛날부터 유자나무를 키우고 유자차 등을 음식으로 즐기고 있다. 외지에 있는 지인들에게 선물을 하고 있다. 겨울에 다양한 쓰임새를 가진 유자를 가까이 하는 거제사람들은 행복한 사람들이다.

바닷가로 복숭아를 가져오기 어려운데 / 蟠桃海外苦來遲 반도해외고래지
절로 동산 가운데에 좋은 열매가 있다오 / 自有園中好實皮 자유원중호실피
치아에 닿으니 깨끗한 샘물로 위를 씻어내는가 놀랍고 / 激齒淸泉驚滌胃 격치청천경척위
목구멍에 삼키니 향기로운 안개 살 속에 은은히 배어드네 / 噀喉香霧暗滋肌 손후향무암자기
아름다운 이름은 신농의 기록에 실려 있고 / 佳名已載神農筆 가명이재신농필
신묘한 쓰임은 채약하는 사람에게 들었노라 / 妙用今聞採藥師 묘용금문채약사
장독이 있는 지방에 이 물건 자라게 하였으니 / 必使瘴鄕生此物 필사장향생차물
하늘의 어진 마음 이때에 알 수 있네 / 天心仍可認玆時 천심잉가인자시

조선 숙종때 거제, 남해에 유배 온 남구만(1629~1711)이 유자를 읊은 시 이십수중 한수이다.

유자의 숨결은 날로 향기롭다. 오늘 아침 유자차 한잔을 당신에게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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