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연 윤원기 / 뉴스앤거제 칼럼위원

우리 엄마는 음식장사와 생필품가게를 했다. 아버지의 직업이 부침이 심한 토건업을 하셨기에 우리집 생계와 우리형제들의 교육을 안정적으로 책임지기 위하여 내가 태어나기전부터 음식장사를 하셨다.

음식점은 나의 놀이터였다. 엄마가 요리하는 모습을 보고 자랐고 사람들이 여러 음식을 맛있게 먹는 장면을 수없이 보면서 컸다. 그래서 인지 어딜 가더라도 엄마의 흔적이 있을 만한 음식점을 단골삼아 자주 간다.

대전집을 떠나 10년이상 주중 객지생활(주말가족)을 하면서 즐겁고 건강하게 잘지내는 것은 좋은 사람이 운영하는 좋은 음식점 덕택도 그중 하나일 것이다.

부안, 완주, 전주, 구미, 거제 등 에서 만난 음식과 사람을 찾아 나서보자.

거제의 황금국밥집(장평5거리). 작년 겨울밤 출출해서 후배와 같이 가서 돼지국밥에 소주를 곁들어 먹은 적이 있었다. 다시 한번 올 수 있는 집이구나 생각하고 한동안 가지 않았지만 금년 3월부터 자주 가게 되었다.

닭볶음을 먹는 삼성중공업사람들의 행복한 모습이 이집을 자주 찾게 했다. 동료끼리 정겹게 소주잔을 기울이며 닭볶음 안주를 즐기는 모습이라...

다음날 직장동료들과 점심식사를 이곳에서 했다. 닭볶음 2개를 시켰다. 돼지국밥의 국물이 나오고 닭볶음이 나왔다. 맛있게 먹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놀라움은 다음이다. 밥을 주문했다. 대접에 밥이 한가득이다. 나누어 먹으라는 것줄 알았다. 1인분이란다. 포만으로 기뻤다.

금년에 직원들이 자율적으로 만든 Kwater거제 축구FC팀이 있다. 연습경기후 그집에 들러서 회식을 했다. 대만족이었다. 그후로 그집 주인과 “천객만래”의미를 알고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었다.

거제사람이고 수월초 출신이고 63년생이고 장녀이고...그렇다면 나와 갑장이고 지인이 같은 친구이고 동시대를 살았고 다만 나는 막내이고...바로 친구가 되었다.

이집은 돼지국밥, 돼지수육, 김치찌개, 닭복음, 돼지두루치기 등 대표음식이다.

좋은 음식은 정성과 기술에서 나온다. 정성은 물론이고 끓임과 볶음, 무침의 조화가 음식을 맛있게 푸짐하게 한다. 보리밥, 야식집 등으로 이어진 음식만들기로 오늘의 내공이 이루어 졌으리라.

돼지국밥을 소개하면 수육이 야박하지 않고 푸짐하며 반찬으로 양파, 마늘, 고추, 김치, 깍두기, 새우젖, 정구지무침 등 풍성하다. 김치찌개는 구운 김이 곁들어 지고, 대접 밥에 계란후라이가 언져져 기분좋게 한다. 전국적으로 수많은 돼지국밥중에 하나밖에 없는 돼지국밥이라는 명성을 얻을 만 하다.

처음부터 이 자리에서 돼지국밥집을 한 것이 아니라 1년전 가게를 인수하고 가게이름을 바꾸었다. 옛집으로 알고 찾아와서 후한 인심과 푸짐한 음식에 반한 단골들이 많아 졌다. 장평 5거리에 위치해서 삼성사람들이 주 고객이지만 꾸준하게 알려져 다른 동네에서도 오고 있다.

거제에는 맛있는 음식과 정겨운 사람들이 흔지 않다고 한다. 절대 아니다. 거제 온지 1년하고도 5개월을 보내고 있는 요즘 “거제는 어떤 곳입니까” 물어 온다면... “거제는 행복한 곳”이라고 하겠다. 곳곳에 아름다운 풍광, 좋고 맛난 음식과 무뚝뚝하지만 정이 흐르는 사람들이 있기에. 거제에 있는 지금 나는 행복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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