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게는 십수년에서 길게는 20여년 동안 방치되고 있는 대표적 도심 흉물들이 있다. 옥포 도심에서 덕포로 갈 수 있는 고갯길 인근의 ‘힐사이드 관광호텔’과 옥포만 방향 산허리에 들어섰던 ‘옥포랜드’가 그 곳이다.
두 곳 다 옥포동 도심 외곽에 자리해 있는데, 언제까지 방치될지 걱정하는 목소리가 크다. 도시 미관을 해치는 것은 물론 우범지대가 우려되는 탓이다.
다행히 한 곳은 숱한 유찰과 가압류, 압류 딱지가 붙은 끝에 최근 한 건설업체에 낙찰된 것으로 알려져 공사재개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다른 한 곳은 몇 년 전, 소유주가 정해졌지만 재개발까지는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 옥포 ‘힐사이드 호텔’

25년째 방치, 옥포 ‘힐사이드 호텔’
최근 경매서 낙찰돼 공사재개 관심

옥포동 산 34-1에 건립되다 만 ‘힐사이드 관광호텔’은 햇수로만 25년째, 무려 사반세기 동안 방치돼 있는 도심 흉물의 대표격이다.

거성관광개발(주)란 회사가 1985년 관광호텔(대지면적 9488㎡, 연면적 8261㎡, 지하1층 지상7층)로 허가 받아 그해 9월 착공했고 호텔 외관이 모양새를 갖춰갈 즈음이던 1987년 9월, 회사 부도로 공사가 중단돼 버렸다. 1989년, 소유권은 신용보증기금으로 넘어갔고, 2003년 (주)금원(대구광역시)으로 소유권이 이전됐다.

2003년부터는 풍파의 연속이었다. 부지와 토지가 거제시로부터 압류되기도 했고 신용보증기금과 다른 개발회사 등의 채권으로 인해 가압류 딱지가 붙기도 했다. 소유권이전청구가처분 소송이 청구되기도 하다 지난 2007년에서야 파랑새상호저축은행을 주 채권자로 임의경매개시가 결정되기에 이른다. 당시 채권최고액은 28억원. 2008년에도 가압류 조치가 되기도 했고 그해 11월엔 강제경매 결정도 내려졌다. 등기부상에는 (주)금원의 소유로 돼 있다.

현재 이 호텔 진입로는 철문으로 굳게 닫혀 있다. ‘유치권 행사지역’임을 알리며 외부인의 출입금지를 표시한 경고판이 철문에 붙여져 있고, 철문 너머로 CCTV가 번득이고 있다. 나름대로 통제가 되고 있다는 얘기. 경고판에 적힌 휴대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어 통화한 결과 이 호텔은 최근 경매에서 낙찰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대전에 본사를 둔 ‘천지산업’이 지난 4월14일 경매입찰에 참가해 낙찰을 받는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오는 5월27일까지 잔금을 치를 계획인데 마무리되면 법인을 거제로 옮겨 공사재개를 준비할 예정”이라며 “지난 3년 동안 CCTV 설치 등을 통해 흉물로 방치되지 않도록 관리를 해왔던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구체적인 낙찰 금액은 밝히지 않았다. 압류 부분과 근저당권 해제 여부에 따라 빠르면 올 하반기 공사재개가 주목되고 있다.

▲ 옥포랜드

99년 폐쇄된 놀이공원 ‘옥포랜드’
대우조선이 인수해 호텔건립키로

롤러코스터 등 놀이기구가 설치돼 한때 지역을 대표하는 놀이공원으로 각광받을 것 같던 ‘옥포랜드’는 거액의 비용을 들여 옥포동 116번지 외 19필지 일원 4만여평에 1996년 개장됐지만 99년 중순, 입장객이 줄어들면서 문을 닫고야 말았다. 문 닫은 직후 반모씨 등 세 명으로부터 근저당이 설정돼 있다 2000년 11월 박모씨에게 매매됐고 두 번의 압류와 소유권이전청구권 가등기가 있었으나 말소 처리됐다. 현재는 대우조선해양(주) 소유다.

대우조선해양(주)가 이 부지를 사들인 시기는 2006년 11월 말. 등기부상에는 지목이 유원지로 555㎡를 대우조선이 단독소유한 것으로 돼 있고, 50억여원에 매입한 것으로 알려진 반면 등기부상 거래가액은 31억원이다. 대우조선 측은 옥포랜드 부지를 재개발해 호텔을 건립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시기는 예단키 어려운 상황. 거제시 도시과에 따르면 도시기본계획상 이 지역이 도시공원구역에서 해제됐으나 도시관리계획에 반영되지는 않았다는 것.

특히 대우조선해양건설(주)가 2019년까지 추진하는 주상복합건물 신축 등 옥포권역(옥포, 능포, 마전, 옥림 등) 재개발 계획, ‘거제마린시티 프로젝트’와도 맞물려 있어 지구단위계획 등 시일이 걸리는 행정절차를 감안하면 호텔 신축의 첫 단추를 꿰기가 여의치 않아 보인다. 호텔 건립은 옥포애드미럴호텔을 이 부지로 이전, 신축하는 형태가 될 것이란 관측이다. 옥포권역 재개발 계획이 정상 궤도에 올라야만 구 옥포랜드가 환골탈태할 수 있는 셈이다.

한편, 통제·관리되고 있는 힐사이드호텔과는 달리 구 옥포랜드는 ‘우범지대’가 되고 있어 대책도 요구된다. 경고표지판에 아랑곳없이 출입구는 뚫려있는데다 인근에는 불법소각된 쓰레기들이 널려있고 내부에는 방치된 놀이시설들이 잡초와 쓰레기들에 얽혀 나뒹굴고 있다. 음란한 그림과 욕설도 방치 시설물에 그려져 있는 등 관리가 전혀 되지 않는 실정이다.

전의승 기자  zes20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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