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원기 / 우리물愛기꾼

긴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여름철이다. 태양아래 거제의 아름다움과 야성이 되살아나고 돋보인다. 거제의 여름은 정말 좋다. 내륙과 달리 열대야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바닷바람, 산바람이 여름밤의 무더위를 달래주고 있다. 주말에 대전에 있다가 주중에 거제에 오면 정말 거제가 행복한 곳이라는 것을 체감할 수 있다. 지난 여름은 그럭저럭 보냈다. 금년 여름은 달리 보내고 있다. 지리도 잘모르고 지인도 적어서 고현시내에만 머물었다면 지금은 여름밤을 즐겁게 보내고 있다.

지난주는 거제에 오면서 거제의 여름을 제대로 즐겼고 가장 행복한 주간이었다. 월요일밤은 가조도 도로를 일주했다. 진해만을 가장 가까운 곳에 잠시 머물었다. 호수같은 바다를 볼 수 있었다. 바닷가 노을은 아름답다 못해 찐한 감동을 주었다. 진해만의 불빛을 보고, 고현만의 삼성중공업의 웅장한 야경을 즐겼다. 갯장어를 맛있게 구어 먹었다. 덤으로 장어탕을 얻어 먹었다.

오 가조도라 붉은 노을을 바라보노라
눈보다 귀가 바다를 보는 새까만 밤이
내곁에 왔네 밤배가 가네 (拙詩)

금요일 밤은 하청면에 들렀다가 연초면 덕치고개 산자락에 있는 지인의 집을 방문했다. 산중턱에 자리한 집이었다. 상추, 토마토, 배추, 열무 등 온갖 채소가 자라고 있었다. 가든파티를 준비하고 있었다. 쇠고기, 개조개가 준비되었다. 보름달이 구름사이에서 나왔다 들어갔다 하면서 밤의 정취를 더 하고 있다. 기타소리가 흥겹고 함께 부르는 노래가 정겹다. 바다와 육지를 같이 맛보는 자리였다. 오랜만에 사람내음으로 흥겹다.

어느새 밤이네 달도 떠오르네 시한수 지어서
이달을 올려다 보는 친구들을 그리워 할거나
짧은 여름밤이 쉬이 흘러가네 (拙詩)

시내를 벗어난 거제의 여름밤은 무척 매력적이다. 파도소리가 들리고 별들이 생생하고...자연스럽다.

거제의 밤에 추억을 간직한 사람들은 거제를 그리워한다. 낮에만 머물다 간 사람들은 거제를 제대로 모른다 하겠다.

500개가 넘은 팬션들이 왜 거제에 있는지 사람들이 왜 여름에 거제에 오는지를 이제야 알겠다.

바람이 솔솔 불어오고 파도 소리들리는 거제 밤을 걸어 보아라. 거제의 밤은 당신에게 온갖 스트레스를 내려놓고 원시의 세계를 선사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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