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초천 수문 앞 저류지 형태 공간으로 수월천 지류를 잇는 한편, 수문 너비를 넓히는 방안이 요구된다. 통영·거제 환경련 지찬혁 사무국장이 해당 수문을 가리키고 있다.

현재 하천 구조로는 한계…각종 오염원 ‘무방비 노출’
물흐름 개선 및 수심 확보 등 근본 대안 마련 서둘러야

수월천과 연초천 등에서 반복되고 있는 ‘숭어 떼죽음’ 현상의 근본 원인은 무엇일까?

수월천의 경우 교량 공사로 인한 하천 오염이 표면적 요인으로 지적됐지만 근본 원인과는 거리가 있다. 같은 일이 반복되는데는 ‘구조적 요인’이 분명히 잠재해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하천 구조’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진단한다. 수월천과 연초천은 특히 주거지역과 인접해 있어 심각성이 도사리고 있다. 단순히 숭어 떼죽음 현상에만 초점을 한정할 수 없다는 우려인데, 하천 인근의 각종 개발계획이 구체화되면 주민들의 ‘주거 안전’에도 하천 구조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생태환경 안중 없는 하천구조

수월천(5.5km)과 연초천(10.8km)은 고현만과 이어져 있다. 고현만에서 각 하천의 상류로 거슬러 오르면 주거지역과 논밭을 끼고 있는 형태다. 하류에는 바닷물과 민물이 섞이며 물흐름에 문제 없어 보인다. 문제는 상류다. 상류로 거슬러 오를수록 수심이 얕아진다는 것이다. 밀물시 하천 상류까지 올라가는 숭어떼들은 상류의 낮은 수심으로 인해 바다로 돌아오지 못하고 갇혀버리는 형국이 된다.

▲ 지난달 말 수월천에서 떼죽음 당한 숭어

수월천에서 최근 발생한 숭어 떼죽음은 교량공사 등에 따른 ‘하천 탁도’가 심해졌고 물흐름이 나쁜 상황에서 고립된 숭어들이 산소농도가 저하돼 순식간에 떼죽음 당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숭어는 비교적 오염에 강한 어종으로 알려져 있는데도 매번 죽어나가는데는 이처럼 하천의 구조적 문제가 직접적 원인으로 지목된다.

연초천의 경우도 근본 원인은 같다. 상류로 갈수록 수심은 얕고 생태계 균형이 무너지는 현상이 반복된다는 게 전문가의 지적이다.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지찬혁 사무국장은 “물흐름이 나쁠 경우 생태계 균형이 깨질 가능성이 높아진다”면서 “식물성 플랑크톤과 동물성 플랑크톤이 서로 균형을 이루다 물흐름이 막히면 ‘비점오염원(농약?중금속 등 불특정 오염물질)’까지 결합되고 동물성 플랑크톤이 번성해 산소농도까지 저하되는 현상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비가 올 경우 수심 아래 퇴적층에 쌓인 오염물질까지 확산돼 숭어 등 회유성 어종은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선 하천의 ‘숨통’을 틔워야 한다는 것. 덕산2차 아파트 인근 수변공원에 있는 연초천 수문(너비 6m)을 넓히고 수월습지와 수월천 지류를 이어 물흐름을 정상화하는 방안 등을 검토해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지 사무국장은 “연초 수문 앞 저류지 형태의 공간은 치수기능이 없다고 봐야 한다”면서 “이 공간과 수월천을 이어 바닷물 흐름을 쉽게 하는 것도 한 방안”이라고 말했다. ‘고향의 강’ 사업이 진행중인 연초천도 상류 수심을 1m 이상 확보해 수질정화기능을 지닌 ‘연꽃’ 등이 자생할 수 있도록 생태를 복원시키는 게 관건으로 제시되고 있다.

개발계획, 하천환경 고려해야

더 큰 우려는 이들 하천과 인접한 지역의 개발계획이 하천환경과 상충될 수 있다는 점이다. 수월천과 연초천 사이에는 아파트단지 신축을 추진중인 수월습지가 자리해 있다. 수월습지가 고현만과 하천 사이에서 ‘담수기능’을 하고 있는데 아파트 신축시 세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 사무국장은 “수월습지가 담수역할을 하고 있어 범람 등 침수피해가 예방되는 효과가 있다”면서 “면밀한 검토 없이 이 지역이 개발된다면 담수기능이 사라져 ‘역범람’ 등 피해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지 사무국장은 특히 “이 일대가 대규모 주거지역이라는 점에서 시민들의 주거안전과도 직결되는 사안”이라며 “고현항 재개발과 아파트 신축 등 각종 개발계획은 하천환경을 감안한 침수예방과 생태복원 등 종합적 고려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새거제신문 전의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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