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영석

국정변화의 이슈를 모색했던 격정의 4월은 지나가고, 이제는 지난 총선의 결과를 냉정히 음미하며 민의를 반영할 준비를 해야 하는 5월이 다가왔다. 제 19대 총선의 전국적인 의미와는 다소 다를 수도 있겠으나 거제지역의 총선은 집권당의 선거전략이 과거와는 많이 다른 양상을 나타냈다.
 
집권당인 새누리당과 진성진 후보에게는 이번 총선을 통해서 반드시 선진화해야 할 정치적인 개혁과제를 찾아야 하거나, 전략적인 선택 등에 대해 많은 교훈을 남겼다. 더군다나 법정 선거운동 직전에 새누리당 후보의 여론지지도가 대체적으로 오차범위 내에서 무소속 후보에 비해 조금 밀리는 상황이었기에 더 더욱 전략적인 선택이 필요했다.
 
먼저 총선의 과정을 보면 새누리당 거제시 당원협의회가 개혁해야 할 가장 첫 번째 과제는 단합하지 못한 총선후보들에게 있었다. 사실상 일곱 후보로 출발한 새누리당 경남도당 거제시당원협회 소속 후보들은 결국 한 사람만이 공천후보로 선택되어야 하므로 만약 자신이 당의 후보로 선택되지 않으면 어떻게 당을 위한 헌신을 하겠다는 정치철학이 결여되어 있었다.
 
당의 총선 공천후보에서 탈락한 후보들은 각각 무관심과 탈당 그리고 어느 예비후보는 대부분의 시민들이 전혀 알지 못할 정도의 사정이었으므로 총선기간만이라도 거제지역에 거주하면서 공천후보를 지원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상황은 이와 달랐고 단지 두 예비후보만이 진후보의 곁을 지켰을 뿐이었다.
 
정치 도의상으로 도저히 있을 수가 없는 허무맹랑한 일이다. 본인이 공천 받으면 입이 쫙 벌어져고 경선후보 전부가 자신을 지원해야 하고, 자신이 공천을 받지 못하면 탈당 혹은 공천후보를 돕지 않는 정치적 무관심은 정치인으로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함량미달의 자질이다.

그리고 그 동안 중앙당이 당면한 선거의 승패만을 의식하다 보니 당헌, 당규를 엄격히 적용하지 못했고, 그저 당의 주도세력에 의한 파격적인 수혈과 지나친 융통성의 적용으로 인하여 한나라당 시절부터 출세를 위한 탈당을 일삼아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눈감아주어 왔기에 이런 중독증으로 말미암아 새누리당의 탈당은 필요에 따라 너무나 가볍게 활용되어 왔고 이번에도 이런 악습이 단지 재현된 셈이다.
 
무소속 김한표 후보의 노련한 정치력이 힘을 발하는 가운데다 삼 세 번의 동정론이 거세게 탄력을 붙이고 있었고, 야권 단일화에 이어 시민단체의 암묵적인 지원과 담합에 의한 동력으로 김한주 후보는 그 어느 때보다도 막강한 지원세력을 등에 업을 수 있었다. 이런 가운데 진성진 후보는 오랜 동안 집권여당이 구사해 왔던 돈이 많이 드는 조직선거를 포기하고, 미국의 제 44대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가 활용해온 자원봉사자에 의한 선거인 토네이도 이론에 근거한 선거운동을 했다.
 
이런 상황이었기에 만약 집권당의 노련한 전략가들이 선거본부캠프에 합류했다면 시대를 앞당긴 모험적인 토네이도 전략 외에도 자원봉사자와 당원조직을 활용한 실질적이고 다양한 전략이 구사되었을 것이고 이와 같은 총선전략이 시도되었다면 총선개표의 현장에는 더욱 더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진검승부의 개표가 되었을 것이다.
 
한 마디로 시기의 적합성으로 보아 반 박자가 앞선 선거운동을 적용하려 했던 진후보는 지나치게 자원봉사자들에게만 의존한 결과로 자신이 원했던 선거혁명도 그리고 토네이도 이론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깨끗한 바람선거는 했으나 당선하기에 충분한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했고 결과적으로 거제지역 총선사상 근자에 유례없는 집권당 공천후보의 패배를 가져왔다.
 
또한 총선후보로서 내건 공약이 당선을 위한 표심을 자극할 목적으로 제시한 공약인 지역발전에 대한 공약이 너무 부각된 반면 국정공약은 빈약하여 결과적으로 총선의 내용이 시장선거의 격으로 떨어진 셈이었다. 이런 점에서는 다른 두 후보들도 마찬가지의 책임이 있다.
 
비록 수도권후보는 아니었을지라도 집권당 후보로서 국가조직의 쇄신을 기하는 과감한 국정개혁을 위한 공약인 예를 들면 검찰출신으로서 검찰개혁을 통한 총선민심과 표심을 자극하는 등의 국정에 대한 쇄신의지가 부족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제 진성진 거제시당협 운영위원장은 자리에 안주하지 않는 당무의 합리적인 소통과 결정 그리고 토론을 통해서 여당의 체질을 새롭게 개선시키면서 동시에 거제시민들의 지지를 받아 내고, 이번 총선에서 보여준 총선개혁의지의 시험대를 어떻게 지속시키느냐가 정치인으로서 가져야 할 대표적인 과제인 듯하다.
 
물론 총선의 당선은 모든 총선후보 소속의 당원들과 후보 개인에게는 명예롭고 유익하겠지만 그것보다도 오히려 총선과정이 아름다웠다면 오히려 이런 일에 국민과 시민들을 환호할 것이다. 이런 면에서 진성진의 총선개혁 시도를 통한 절반의 성공은 거제시민들의 가슴에 따뜻하게 새겨져 있을 것이며 이것이 그에게 있어서는 정치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다음 총선까지 앞으로 4년이란 세월은 비록 3,366표가 큰 표이나 이를 만회하고도 남을 충분한 시간이기 때문이다. 다만 김한표 당선자가 수 년 동안 먹어 온 눈물의 빵이 본인의 국회입성 이후에 어떻게 자리 잡을 것인가 그리고 거제와 전국에는 어떤 감동을 지속시킬지가 변수이다.
 
또 이 교훈이 진성진 후보에게는 어떤 영향을 주었을지 혹은 이들이 다음 총선을 어떻게 준비할지 그리고 과연 진성진이 김한표 당선자를 넘어서는 감동적인 또 하나의 전설을 창출해 낼지는 4년 후에나 평가 될 일이다.
 

뉴스앤거제  nng@newsngeoje.com

<저작권자 © 뉴스앤거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